"2025년, 미 제국은 몰락한다"

[미 역사학자가 본 미국 몰락의 4가지 시나리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이제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를 지켜주고 있는 것은 군사력 뿐이다. 미국은 언제쯤 초강대국의 지위에서 물러나게 될까? 미국 지도자들은 앞으로 30년이 지난 2040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역사학자 알프레드 맥코이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교수는 최근 미국 몰락의 시기가 이보다 훨씬 빠른 2025년 즈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5년 후 미국의 몰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진보적 언론인 톰 엥겔하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톰디스패치'에 기고한 칼럼 <미 제국의 쇠퇴와 몰락>을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맥코이 교수는 미 제국 몰락의 원인으로 경제적 쇠퇴, 군사적인 모험, 오일 쇼크, 제3차 세계 대전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현재까지처럼 아프간ㆍ이라크 침공 등 군사적 모험을 강행하면서 경제적 쇠퇴를 방치한다면 앞으로 15년 후에는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고 제국으로서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쇠퇴하는 제국들의 역사적 사례를 들며 미국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오만'에 눈이 가려진다면 탈레반 세력이나 중국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최소한 미국의 영향력 감소는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연착륙'이라도 성공시키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미국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 소비의 심각한 대외 의존성을 지적하며 오일 쇼크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칼럼에 대한 엥겔하트의 소개글과, 칼럼 본문의 전문(全文) 번역이다. (☞원문 보기) <편집자>


알프레드 맥코이가 본 미국의 몰락 (톰 엥겔하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정보공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5만 건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의 중요성을 깎아내리려 시도하며 워싱턴 정가를 떠도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각국 정부가 미국과 거래하는 것은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지, 그들이 우리를 좋아해서나 신뢰해서, 또는 우리가 비밀을 지킬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다. 몇몇 나라들은 우리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또다른 나라들은 우리를 존경하기 때문에, 그리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와 거래한다. 우리는 여전히 세계에서 중요한 나라이며, 필수 불가결한 국가(indispensable nation)다."

그런 이야기는 일리 있어 보인다. 이는 명백히 지정학적 현실주의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도 워싱턴에서 완고하게 통용되는 국제정치적 시각 말이다. 게이츠 장관 외에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이런 맥락에서 미국을 "필수 불가결한 국가"라고 칭해 왔다. 게이츠 장관과 다른 정부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의 필수불가결함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나 역시 의심하지 않는다.

문제는 매주 발표되는 새로운 뉴스는 이런 현실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있으며 게이츠 등의 시각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활동가들이 만든 작은 단체인 위키리크스의 능력은 '지구의 유일한 초강대국'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그들은 계속해서 정부가 드리운 비밀의 그늘에 빛을 밝히고 있다. 군사적, 정치적 지도자들은 이 그늘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를 좋아했다. 우리의 필수불가결성이 워싱턴에서조차 의심받기 시작한다면, 지구의 다른 곳에서 이는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한때 빛났던 '세계 보안관'의 배지는 이제 빛을 잃었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 주의 도시인 다지 시에서는 미국이 스스로 믿어 왔던 '(국제적) 의무'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위키리크스 사태에 대한 가장 정확한 논평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사이먼 젠킨스의 칼럼이라고 생각한다. 젠킨스는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다양한 자료를 (단, 쌓여 가는 '전지구적 가십거리'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기로 하자) 이렇게 한 마디로 요약했다.

"미국의 돈 낭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구호 물자에 지급되는 돈은 추적되지도, 감사를 받지도, 집계되지도 않는다. 인상깊은 것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이 무력하게 세계를 떠돌고 있으며 아무도 미국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러시아, 파키스탄, 아프카니스탄, 예멘과 유엔(UN)은 모두 미국이 뭐라고 말하든 관심이 없다. 미국은 상처입은 야수와 같이 반응하고 있다. 미국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적이지만 힘을 비생산적으로 낭비하고 있다."

때때로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경우에는 이전의 '필수 불가결한' 제국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는 것이다. 또한 때때로는 미래를 예상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도움이 된다. 알프레드 맥코이 교수는 최근 '톰디스패치'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네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일별했다. 그는 최근 저서 <미국의 제국에서의 경찰 노릇하기 : 미국, 필리핀감시 국가의 부상 >에서도 이런 내용을 다뤘다. 네 가지 시나리오는 우리의 '필수 불가결성'이 몇 년 내로 얼마나 빨리 사라지기 시작할지에 대해 기념비적이고 '필수 불가결한' 관점을 제공한다.

미 제국의 쇠퇴와 몰락 :

2025년 '미국의 세기'의 종말에 대한 네 가지 시나리오(알프레드 맥코이)

앞으로 40년, 미국이 원만하게 소프트 랜딩(soft landing)할 것이라고 보는가? 꿈도 꾸지 마라.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는 어느 누구의 상상보다도 빨리 다가올 것이다. 미국 지도자들은 2040~50년에 미국의 세기가 끝날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국내외의 분석은 '이미 승부는 났다'며 2025년에 그런 일이 닥칠 것이라고 본다. 2025년은, 지금으로부터 겨우 15년 후다.

모든 제국들은 비할 데 없이 강력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의외로 취약한 조직 체계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나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제국은 보통 급속도로 헝클어진다. 권력의 생태라는 것은 원래 그렇게 민감한 것이다. 포르투갈은 1년 만에, 소련은 2년 만에, 프랑스는 8년 만에, 오스만 투르크는 11년 만에, 대영제국은 17년 만에 힘을 잃었고, 미국도 마찬가지로 22년 만에 이런 과정을 맞을 것이다. 미국에 결정적인 해는 2003년이었다.

미래의 역사가들은 2003년 부시 행정부의 분별없는 이라크 침공으로부터 미국의 몰락이 시작됐다고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몰락에서는 과거의 많은 제국들과는 달리 도시가 불타고 민간인들이 살해되는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21세기 제국의 붕괴는 경제 붕괴와 사이버전 등의 양상을 보이며 비교적 조용히 올 것이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는 없다. 미국의 세계 지배가 마침내 끝나면 미국인들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every walk of life) 이러한 권력의 상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매일 괴롭게 되새기게 될 것이다. 몇몇 유럽 국가들의 예에서 이미 제국의 쇠퇴는 사회에 비도덕적인 영향을 미치며 최소한 한 세대 동안의 경제적 결핍을 수반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경제가 냉각되면 정치적 열기는 더해질 것이며 종종 국내에서는 불안정한 상황이 야기될 것이다.

경제, 교육,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국력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면 2020년까지 부정적인 경향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미국은 2030년 이전에 치명적인 순간을 맞을 것이다. 2차대전의 시작과 함께 그토록 의기양양하게 선언됐던 미국의 세기(American Century)는 그 후 80년째인 2025년에 빛이 바랠 것이고 2030년엔 지난 역사가 될 것이다.

▲ '미국의 세기'는 이대로 끝나고 말 것인가? ⓒ연합뉴스(자료사진)

주목할 만한 것은 2008년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가 처음으로 미국의 국력이 쇠퇴 중이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미래 예측 보고서인 <2025년 글로벌 트렌드>에서 이들은 "거칠게 말해 지금 세계에서는 서에서 동으로 부와 경제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것이 "심지어 군사 분야까지를 포함하는 미국의 상대적 영향력"을 "근대 이후의 역사에서 전례 없이" 감퇴시키는 기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처럼 이 위원회의 분석가들 역시 아주 길고 아주 점진적인 영향력의 약화를 예상했고 그 과정이 끝나더라도 앞으로 몇십 년간 미국은 여전히 "전지구적으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진 국가로 남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런 행운은 없을 것이다. 현재의 예상으로는 미국은 경제 면에서 2026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고 2050년에는 인도에도 뒤쳐질 것이다. 중국의 혁신 능력은 과학기술이나 군사기술 면에서 세계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2020~30년경에는 정상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 때쯤이면 미국의 능력있는 과학자나 기술자들은 은퇴할 것이고 인력 대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교육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의 계획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20년까지 죽어가는 제국을 살리기 위한 군사적 노력을 계속하려 하고 있다. 국방부는 뛰어난 성능의 우주 로봇을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로봇은 쇠퇴하는 경제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전지구적 영향력을 유지해 보려는 미국의 마지막 희망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때쯤이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퍼컴퓨터지원을 받는 중국의 통신용 인공위성 간의 네트워크가 완전히 가동될 것이고, 이는 중국에 우주의 무기화를 가능케 하는, 또 지구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영역에 대한 미사일 또는 사이버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통신 시스템의 기술적 기반을 갖추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 영국이나 프랑스 정부가 그랬듯, 미국은 여전히 '제국의 오만'에 둘러싸여 있다. 백악관은 아직도 미국의 쇠퇴가 점진적이고, 부드럽게, 부분적으로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월의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2등으로 전락하는 것은 용납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며칠 후 조 바이든 부통령은 "역사상 강대국들은 경제에 대한 통제력 상실과 해외에서의 과도한 개입주의 때문에 몰락의 길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역사가 폴 케네디의 예언에서 미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비웃었다. 이와 유사하게 <포린어페어스> 11월호에서 신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의 사상적 대부인 조지프 나이 교수는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부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국가의 쇠퇴를) 신체적 기능의 쇠퇴와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비유"라고 말하고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쇠퇴한다는 주장 일체를 부정했다.

자신들의 일자리가 해외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보통의 미국인들은 정치인들보다 훨씬 현실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 2010년 8월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65%가 미국이 "쇠퇴하는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미 미국의 전통적 군사적 맹방인 호주터키는 자신들의 미제 무기를 중국과의 합동훈련에 쓰고 있다. 또한 이미 미국의 가장 긴밀한 경제적 협력국가들조차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번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뉴욕타임스> 헤드라인은 우울하게도 그 순간을 "오바마식 경제 관점, 세계무대에서 거절당하다…중국, 영국, 독일은 미국의 위치에 도전하고 있고 한미 FTA도 실패"라고 요약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문제는 미국이 한 번도 도전받은 적 없는 지구적 영향력을 잃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문제는 그 몰락이 얼마나 험하고 뒤틀린 길로 가느냐다. 현재 미국 지도층의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 대신 국가정보위원회가 채택한 미래학적 방법론을 적용해 보면 미국의 미래에 대한 4가지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 시나리오들은 경착륙 또는 연착륙의 상황을 담고 있고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2020년대에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미래를 예단하기에 앞서 지금 현재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설명도 있다. 4가지 시나리오는 경제적 쇠퇴, 오일 쇼크. 군사적 모험, 그리고 제3차 세계 대전이다. 비록 단지 가능성의 차원일 뿐이지만, 이 시나리오들을 통해 미국의 쇠퇴 혹은 붕괴라는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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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번역)  필자의 다른 기사